소루담

소설 2명이 읽었어요

프롤로그

“징역 3년.”

법원 문이 열리자 누군가 계단에 주저앉았다. 방금 선고를 들은 피해자의 어머니였다. 피고인은 변호사의 어깨를 두드리며 웃었다. 두 번째 피해자가 나온 지 넉 달 만이었다.

강태식은 출입증을 뒤집어 목에 걸었다. 회사에서 걸려 온 전화는 끊고, 아이 둘이 저녁 메뉴를 두고 다투는 가족 단톡방에도 답하지 않았다. 계단 난간에 서서 작은 수첩을 폈다.

‘한도윤. 선고 종료 14:12. 다음.’

펜 끝이 판사 이름 아래로 내려갔다. 초등학생 때부터 밤마다 적어 온 꿈이나 기도문과는 달랐다. 이 수첩에는 시간과 동선만 있었다. 태식은 판사의 퇴근 시간을 적고 동그라미를 쳤다.

“그 표시, 어제도 봤는데요.”

한 계단 아래 선 젊은 남자가 수첩을 꺼냈다. 낡은 운동화, 접힌 소매, 경찰 신분증. 형사 이준호는 자기 수첩의 한쪽을 펼쳐 보였다. 붉은 원이 그려진 이름 석 자. 어젯밤 병원 뒤편에서 피투성이로 발견된 전과자의 이름이었다.

태식은 펜 뚜껑을 닫았다.

“사람 잘못 봤어요.”

“그 사람 주머니에서 찢어진 종이가 나왔어요. 선생님 수첩이랑 줄 간격이 같더군요.”

“문구점 수첩이 다 그렇죠.”

준호가 태식의 수첩을 다시 봤다. 방금 적힌 판사 이름에 시선이 멈췄다. 태식은 수첩을 접어 양복 안주머니에 넣었다.

“막을 거면 법으로 막아요.” 준호가 말했다. “어젯밤 일도, 지금 적은 일도.”

태식이 계단을 내려서자 준호가 길을 비켰다. 그때 법원 유리문 너머로 판사가 나왔다. 태식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발신 번호는 없었다.

‘이번 사람은 건드리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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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복받은 자들 프롤로그 · 소루담 — AI 소설 창작